나우누리의 추억 (부제 : 누구에게나 중2 시절은 있잖아요.) 주접대기

나우누리가 1월 31일부로 종료된다기에, 데이터가 사라지기 전에 마지막으로 내 흔적이나 찾아볼 겸 가보았다. 텔넷으로 접속은 막힌지 제법 됐는지 로그인을 시도하면 자동적으로 종료가 되버려서 웹에서 뒤적뒤적.

내가 나우누리를 처음 사용하기 시작 한 게 아마 초등학교 4학년 때였을 것이다. 년 수로 기억하자면 96년도. 기억이 확실치는 않은데, PC 통신을 처음 시작할 무렵이 그즈음이었고 나우누리도 아마 그 때 가입했다. 그 이전에는 01410으로 접속하는 하이텔 서비스(당시에는 하이텔이 아니었지 싶은데)를 좀 썼었고. 내가 자발적으로 했다기보다 내 인생의 은인이자 원수인 두 살 위의 오래비가 하던 걸 구경하다가 따라서 자연히 하게 됐다는 게 맞다.

그리고 내가 처음으로 가입한 동호회가 바로 TRPG 동호회였다. 그랬다 이 때부터 이미 싹수가 노랗기 시작했던 것이다. TRPG는 초등학교 3년 열 살 때 오래비가 어디서 가져온 D&D 클래식 룰북을 심심해서 읽기 시작했다가(아니 대체 오래비 이 인간은 나한테 무슨 원한이 있었나?) 빠지게 됐더랬다. 중학교 들어가선 학교에서 팀 만들어서 점심시간마다 플레이 했지. 그 다음에 가입한 동호회가 나우누리 판타지아였다. 말 그대로 판타지 소설 동호회이고, 거기서 첫 연재를 시작했다. 판타지에 빠지게 된 계기는 TRPG동 가입할 즈음에 오래비가 사서 읽은 마계마인전, 그러니까 로도스도 전기 때문이었다.(그러니까 우리 오래비는 대체 나한테 무슨 원한이 있었냔 말이야...... 내가 뭘 잘못했던 거야 말을 해봐......) 아무튼 이 두 동호회를 필두로 로도스도 전기, 하얀 로냐프강 소모임 등에서 활동했고 전사의 맹세/마법의 대륙 같은 머드 게임도 많이 했다.

흔적을 뒤적이며 먼저 판동을 가봤는데, 새로 판 아이디가 준회원인지라 글을 읽을 수 없어서 패스. 하지만 이쪽은 장편 연재 외에는 거의 활동을 한 적이 없어서 큰 의미는 없다.

중요한 건 TRPG동에 있다.

나우누리 TRPG동의 자게란에 글을 끄적인 때는 딱 초등학교 6학년부터 중학교 2학년 정도로 한정되어있다. 중학교 2학년을 넘어서면서는 하이텔에 가입해서 본격적으로 거기서 놀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내 기억속의 중2 시절은 그냥 무난했던 걸로 기억하고 있는데, 무난하기는 개뿔 사람의 기억력이란 얼마나 지 기억하고 싶은 거만 기억하게 되는지 깔깔깔!

여기서 그 흔적 몇 개를 공개한다. 그나마 이게 개 중 나은 게시글이다. 내가 이 흑역사를 공개하는 이유는 내가 미리 공개함으로써 미래에 내 과거를 아는 분들에게 받을 피해를 미연에 방지 + 이렇게 조금이라도 흔적을 남겨두면 나중에는 즐거움으로 남기 때문이다. ...... 어차피 1월 31일 이후에는 다 사라져! 사라진다고! 아무튼 손발 퇴갤 주의를 권함.





그만둬 내 항마력은 이미 제로야




......뭐 됐고.

글쟁이 츄베랄이 탄생한 첫 순간이나 보시고 가시죠.



암튼 그랬다고요. 

그래도 중 2 시절 쓰기 시작한 글로 삶의 목표를 잡고 지금도 정진하고 있으니 나름 훌륭하게 성장했다고 생각합니다. 잘했어. 잘컸어. ㅠㅠㅠㅠㅠㅠㅠㅠㅠ

누구에게나 중2 시절은 있는거잖아요. ㅠ_ㅠ 안녕 나우누리. 내 어린 시절의 동반자. 이제 우리 헤어지자......

덧글

  • 나인테일 2013/01/18 04:57 # 답글

    나우누리에 있는 제 흑역사도 사라지는군요. (.....)
  • 랄원영 2013/01/18 04:59 #

    안녕, 모두의 흑역사. (......)
  • JOSH 2013/01/18 05:03 # 답글

    이건뭐 수라장모애니의 중2병노트 ^^
  • 랄원영 2013/01/18 05:11 #

    제가 차마 그 애니를 못 보는 건 이 때의 기억이 무의식중에 박혀있기 때문이지 싶습니다. ㅠㅠㅠㅠㅠ
  • 지온 2013/01/18 06:05 # 답글

    그래서 전 몇년주기로 아이디를 바꿈니다?
  • 랄원영 2013/01/18 15:36 #

    현명한 판단이십니다. 사람의 흑역사는 주기적으로 리셋이 필요하더군요. 나이 드니까 알게됩니다. ㅠ_ㅠ
  • 윤소정 2013/01/18 09:01 # 답글

    이미 진즉에 망한 키텔유저의 대승리!!
  • 랄원영 2013/01/18 15:36 #

    키텔이라니 그리운 이름이! 그래도 시원하고 섭섭합니다. ㅋㅋ
  • Niveus 2013/01/18 10:33 # 답글

    ...지금 보면 손발이 오그라드는 십수년전의 나날이여 인게지요.
  • 랄원영 2013/01/18 15:37 #

    지금 블로그질하는 수 많은 중학생들에게 /애도 ......
  • virustotal 2013/01/18 16:21 # 답글

    에헴 그놈의 오그라드는건 소동파 성님에 비하면

    *人生到處知何似 정처없는 우리 인생이 무었과 같은지 너는 알겠느냐 ?
    *應似飛鴻踏雪泥 눈밭에서 발자국을 남기고 돌아다니는 저 기러기와 같구나.

    *泥上偶然留指爪 저 기러기는 우연히 진흙밭 위에 내려와서 발자국을 남기고

    날아가지만.

    *鴻飛那復計東西 기러기가 날아가 버리면 사람들이 그 기러기의 행방을 어찌

    알 수 있겠니 ?

    흑역사나 시성이나 한끗차이죠

    잘과 잘못적은거
  • 랄원영 2013/01/19 00:40 #

    누가 언제 어떻게 말했는지는 정말 중요합니다 ㅠㅠㅠㅠㅠ
    남이 하면 로맨스 내가 하면 불륜이란 느낌이네요 ㅋㅋㅋ큐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지금 저 오그리토그리를 나름 쓰면 꽤 좋은 글이 나올지도 모르겠지만요. ㅋㅋ
  • 라비안로즈 2013/01/18 17:25 # 답글

    ............. 저의 흑역사도 나우누리에 있...
    저는 코스튬동아리 및 타로동에 있었.......
    아 볼까 말까 참.... 고민되요... 그러나 id는 동생 id라서 비번초기화하려면 복잡하다는게 에러..;
  • 랄원영 2013/01/19 00:42 #

    아마 많은 분들의 흑역사가 거기에 묻혀있겠죠. ㅋㅋㅋㅋ
    VT 통신 전성기땐 요즘 웹과는 다른 즐거움이 있었는데, 포스팅이야 저래놔도 정말로 사라진다니 어쩐지 짠합니다.
    오랜 추억과 함께 이제는 작별해야 할 때군요. ㅠㅠㅠㅠ
  • 노타드 2013/01/20 15:43 # 답글

    저도 나우누리 TRPG동에서 한참 활동햇었다지요 ㅎㅎ
    99년도 글이면, 제가 군대가서 활동이 없어진 그때였나보네요. 아니었으면 좋은 인연이 되었을지도 모르겠어요. 저도 돌아보면 상당량의 흑역사가 묻혀 있을듯...
  • 랄원영 2013/01/20 17:32 #

    앗, 노타드 님 안녕하세요. ㅎㅎ 닉네임은 낯설지 않아요! 나우 알동 언니 오빠들 건너건너로 종종 듣던 이름이라... ㅋㅋ 반갑습니다!
    아마 당시에라면 "뭐 저런 초딩이..." 하셨을 거예요. 으하하하하 ㅠ_ㅠ
    모두의 흑역사가 꽁냥꽁냥 적립된 곳이라, 날아가면 시원섭섭할 듯 해요. ㅎㅎ
  • 노타드 2013/01/22 01:46 # 답글

    아 그러고보니 라일리에님이시군요 ㅋ
    직접 만난적도 있네요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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