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TF] 나비는 꽃을 연모한다 RPG 이야기

소월과 유벽이 부부의 연을 맺은 기념으로. 연인끼리 마주보는 그림 참 좋아함니다. 몇 번 씩 다른 커플로 그려보았는데 그릴 때 마다 새롭고 애틋한 느낌이에요. 고지식한 동양인(...) 커플이라, 연인도 아니고 바로 부부로 넘어갔네요. 월아에게 있어서도, 복돼지에게 있어서도 여러모로 상처의 종지부를 찍고 행복만을 논하게 된 계기였다고 생각합니다.

우유커피 / 접연화(蝶戀花)


플레이 진행하고 소월과의 관계를 진행시켜나가면서 유벽의 과거에 대해서 이래저래 깊게 생각하게 됐습니다. 스승이 네 명의 제자 중 가장 뒤떨어지는 유벽을 문주로 지목한 이유는 유벽이 가장 욕망에 휘둘리지 않고 오로지 '비보의 수호자'라는 역할에 충실할 것이란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첫째는 지나치게 야심이 크고, 둘째는 지나치게 여리고, 셋째는 너무 난폭하고. 그 와중에 줏어다 기르면서 세속에 물들지 않게 관리하고, 오직 순수하게 틀어박혀 살 수 있는 형태로 키워낸 것이 유벽이었던 것입니다.

캠페인 초기에 그렸던 유벽 존마니 때. 아무튼 유벽은 스승이 귀천한 후, 문주 지목을 받아들이지 못했던 사형제들에 의해 죽을 위기에 처하고, 둘째 사저의 도움으로 간신히 청문봉에서 벗어나 다이아몬드 쓰론의 세상으로 나오게 됩니다. 소월에게 구해져서 쓰론 세상에서 살아가면서, 동료들을 만나고 비보를 찾으러 나서고. 여러 일이 있다 차차 소월과의 관계를 진척시켜나가던 도중 자신의 생각과 가치관이 철저히 스승의 손에 통제되어 왔음을 깨닫습니다.

[유벽] "강호무림이라 한들, 그것을 지탱하는 사람은 민초라는 걸 모르는 자들이구나." 
[유벽] "통탄할 일이다." 
[유벽] 좀 참담함 섞인 얼굴로 꽉 막힌 하늘을 물끄럼 
[금소월] "힘이 있다 하여 그 힘을 멋대로 휘두르는자가 어디 무림인 뿐이겠소." 
[금소월] "그런 얼굴 하지 마시구려." ㅇ.ㅇ 
[유벽] "...내 이리 밖으로 나오지 않았다면." 
[유벽] "아마 평생 모르고 살았을거야." 쓴웃음 
[금소월] 그럼 유벽의 얼굴을 잠깐 올려다보다가. 
[유벽] "세상의 소문도, 도리도." 
[금소월] 장작 끄트머리를 바라봅니다. 
[유벽] "부조리도..." 
[금소월] ".... 내 생각인데." 
[유벽] "응." 
[금소월] "... 그대의 사형들은, 복돼지가, 그리 모르고 살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여기었던 것 같소." 
[유벽] 갸웃 
[금소월] ".... 끝은 잘못되었으나." 
[금소월] "그대의 스승님과 사저와는 다른 방식으로 그대를 아끼어." 
[금소월] "좀더 많은 것을 알려주고, 보여주고 싶었던 것 같다고..." 
[유벽] 슬픔 머금은 눈으로 웃고 
[유벽] "내 비록 대사형과 사형의 배신으로 그들을 잃고 목숨을 잃을 뻔 했지만" 
[유벽] "두 사람이 내게 준 호의와 정 마저 거짓이었다는 생각은 안 든다." 
[금소월] 살짝 끄덕. 
[유벽] "두 사람이 나를 얼마나 아꼈는지 알아. 아무리 겉 다르고 속 다르다 해도 그럴 수는 없는게다." 
[유벽] "그래서 그 결말이 더 입이 쓰다." 
[유벽] "더 용서하지 못하는 것이고, 용서해서는 안 된다 생각한다." 
[금소월] "......." 
[유벽] "가족이나 다름없는 이들이 돌이킬 수 없는 잘못된 길로 간다면, 그걸 막는 것 또한 정이고 의리일 테니까." 
[유벽] 주먹을 꾹 
[금소월] ".... 내게 빚을 갚고, 원을 이루고 나면." 
[금소월] "어찌할 생각이오." 
[유벽] "잘 모르겠다. 비보마저 없어진다면..." 
[유벽] "......" 잠시 침묵 
[유벽] 표정에서 생기가 일순 사라집니다 
[금소월] "..... 그대가 너무 슬프거나, 후회하지 않았으면 좋겠소." 
[유벽] "그래. 이제 알겠다." 
[유벽] "내 삶 모든 것이 무엇을 위해 존재하였는지..." 
[금소월] 물끄럼 
[유벽] "스승님이 나를..." 
[유벽] "차기 문주로 지목한 이유도 알 것 같다." 하하 
[유벽] "그렇게 만..." 
[유벽] "만들어..." 
[유벽] 손으로 이마를 꾹꾹 
[금소월] "...." 
[금소월] 조용히 유벽의 어깨에 손을 올리고 
[금소월] 조금 힘을 주어 잡습니다. 
[유벽] "그러니 그 외에 다른 삶에 대해 생각해 본 적도..." 
[유벽] "생각하는 법도 모..." 
[유벽] "모르.." 말을 다 잇지 못하고 소월이 잡으면 
[유벽] 퍼뜩 정신을 차립니다. 
[금소월] 가만히 보고있습니다. 
[금소월] 조금 슬픈 얼굴로. 
[유벽] 소스라치게 놀라서 소월을 봅니다 
[유벽] "미안하다. 내가 좀 이상해졌구나." 
[유벽] 실없이 웃습니다 
[금소월] ...고개 도리. 
[금소월] "....." 
[금소월] "..... 차라리 우시오." 
[유벽] 웃음이 사라지고 어쩐지 힘이 빠진듯
[금소월] 가볍게 머리를 쓸어줍니다. 
[유벽] "내가 참 아둔하긴 한가보다. 어찌 이십 년 하고 다섯 해를 더 보내고도..." 
[금소월] ".... 그대가 아둔한 것이 아니오." 
[금소월] "많은 이들이, 모르고 살아가오." 
[유벽] "무엇 때문에 울어야하는지도 잘 모르겠다." 
[금소월] "연유를 찾는 것이 아니라, 그대의 마음이..." 
[금소월] "웃고 싶은지, 울고 싶은지를 ..." 
[유벽] "덧없음이란 이런건지, 부조리한건 세상이 아니라..." 
[유벽] 어물거리다가 
[유벽] "...나였다." 그 한마디에 눈물이 흐릅니다 
[유벽] 소리도 내지않고 눈만 감고 고개를 숙입니다. 
[금소월] 천천히.... 무게도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가볍게. 
[금소월] 안아줍니다. 
[유벽] 어깨가 희미하게 떨립.. 
[금소월] 어깨를 살짝 쓰다듬. 
[유벽] 한동안 잠자코 눈물만 흘리다가 
[유벽] 마음 술렁거림이 좀 가라앉으면 고개를 들고 
[금소월] 좀 진정된 것 같으면 천천히 물러납니다. 
[유벽] "월아 말이 맞다. 사형들이 날 새로 살도록 해주었구나." 웃음 
[유벽] 손등으로 눈가를 슥슥 
[금소월] 가만히 보다가. 
[금소월] ".... 내 괜한 말로 그대의 마음을 어지럽힌 듯 하오." 
[유벽] "아니야. 내 덕에 많은 걸 깨우쳤어." 
[유벽] "그저 귓등으로 흘려들었던 선연의 지혜며 말씀이 무엇인지도 알 것 같다." 
[금소월] ㅇ.ㅇ 
[유벽] "누군가를 미워하고 증오하는 마음은 적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 내가 만든 것이니." 
[유벽] "본디 적은 없고 오직 나만 있으니, 나는 상처받지도, 더럽혀지지도 않았다더라." 
[금소월] "..... 조금 더 기다리면 신선이 되시겠소." 농을 합니다. 
[유벽] "소림사 땡중이 하던 말이어서 뭔 소린가, 저 중이 헛소리를 하는게구나, 했었다." 큭큭 
[금소월] "... 신선이 아니고 부처였구려." 
[유벽] "부처의 화신이었는지도 모르지." 


#6-2. 모닥불 앞에 中


아마 앞으로 헤어스타일은 이케 정리하고 다닐 듯. 유부남이니까요. 소월과 운우지정을 나누며 나비는 과거의 자신을 떠나보냅니다. 삶의 의미는 바뀌었고, 함께 살아갈 소중한 사람이 곁에 있으니까요. 다시 청문봉으로 돌아간다한들 아무것도 모르고 그저 자연을 벗삼아 순박하게 살아가던 그 때로는 돌아갈 수 없을테니까요. 나비는 꽃을 연모하고. 또 연모하고. 그렇게.

덧글

  • adama 2013/07/08 00:35 # 삭제 답글

    음악 예쁘네요. 후후후후 >.< 치유계(이하생략 ..)로 달려봅시다!
  • 랄원영 2013/07/08 14:41 #

    레알 치유계 순애물이죠.(응?) 덕분에 매일매일이 즐겁고 행복합니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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