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앵귀/이바x치즈루] 세한(歲寒)에 - 1 글과 그림

- 이토 파가 분리되어 나가기 전 시점
- 산난이 이바를 급사 삼고 싶단 욕망을 내보인(...) 점특 특전 CD 내용의 연장
- 주요 인물 외의 사람들은 창작
- 이바 루트에서 게이오 2년 12월 겨울, 치즈루가 거리에서 미아가 되고 이바가 찾아내서 같이 카스테이라를 먹은 이벤트 직후



세한(歲寒)에

1.

게이오 3년(1867년), 1월.

2차 조슈 정벌이 실패로 끝난 후 막부의 권위는 실추했고, 무리한 전쟁의 감행으로 인한 피해는 민중의 곤궁으로 돌아왔다. 막부 세력과 삿초 세력 간의 신경전은 언제 터질지 모를 폭탄의 도화선이었다.
교토의 화사한 거리 기저에 비릿한 냄새가 깔려있었다. 탐색하고, 덜미를 잡고, 음지 양지 가리지 않고 칼부림이 일어나 피가 흘렀다. 청년은 차분한 걸음걸이로 거리를 걸으며 지나가는 사람들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새로운 해를 맞이하는 정월은 으레 기대와 희망으로 부풀기 마련이나, 시대의 불온을 감지한 사람들의 표정은 그리 밝지 않았다. 웃고 있어도 불안을 한 조각씩 품었다. 평화로운 내일이 지속되리란 보장은 누구도 할 수 없었다. 언제 이 교토가 불바다가 될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전쟁에 휘말려 죽게 될지도 알 수도 없었다. 다만 시일 내에 분명 그리 될 것이란 사실 만큼은 현실이었다.
청년은 가슴을 무겁게 짓누르는 상념을 한숨에 쓸어 보냈다. 구름 한 점 없는 겨울 하늘을 올려다보고 마음을 가다듬었다. 설령 암울한 미래가 기다리고 있더라도 아직은 일어나지 않은 일이었다.
좋지 않은 일을 상정하고 불안을 품으면 서있는 지반이 흔들리고, 정신과 몸 또한 영향을 받는다. 마음에 티끌이 생겨나 망설임을 만든다. 이윽고 망설임은 검결을 흩트리고 신념을 꺾게 만든다. 청년은 오랜 수련을 거쳐 수도 없이 기억하고 몸에 체득한 가르침을 곱씹었다. 청년의 검술, 심형도류는 이름자 그대로 마음(心)의 형태(形)를 검결로 체현하는 것이었다.
마음을 정결히 하고 청년은 곧 도착할 장소와 사람들을 생각하며 빙그레 웃음을 머금었다. 아무리 불안하더라도 그들을 생각하면 곧 행복해졌다. 청년이 누구보다도 좋아하고, 존경하는 이들이었다. 아직 미숙한 자신은 여러 정황에 휘말려 곧잘 불안해하곤 했지만, 그들은 언제나 한결같은 모습으로 선택한 길을 걸어 나가는 자들이었다. 청년, 이바 하치로는 신선조가 기거하는 서본원사를 눈앞에 두고 있었다.

입구에 들어서자 어수선한 분위기였다. 처음에는 신년이고 하니, 서본원사 승려들을 찾아온 손님이라도 있는가 싶었다. 그러나 곧 소란의 근원이 신선조 둔소 쪽임을 깨달았다. 이맘쯤이면 마당에 보일 법한 검술 대련을 하는 대사들도 보이지 않았다. 혹시 때를 잘못 맞춰왔나 싶어 기웃거리다 보니, 강당에서 자그마한 체구의 급사가 서둘러 나오는 모습을 발견했다. 언제나처럼 색조가 고운 분홍색 저고리와 하얀색 하카마를 입고 발랄하게 머리를 올려 묶은 소년이었다. 그러나 이바는 착각 없이 바르게 그를 인식하고, 곧 밝은 목소리로 이름을 불렀다.

“치즈루.”
“앗, 이바 씨! 어서 오세요.”
“안녕하세요. 잘 지냈나요? 신선조 분들께 신년 인사를 드리러 왔습니다.”
“지난 번 길을 잃었을 땐 정말 감사했습니다.”

이바를 맞이하는 유키무라 치즈루의 목소리는 꾸밈없이 건강하고 밝았다. 이바는 그 목소리를 듣는 것이 마냥 기쁜지 눈가를 곱게 찡그렸다. 치즈루는 마당으로 내려오려다가 일순 발을 멈추고 강당 쪽을 한 번 돌아보았다.

“저기, 지금은……”
“무슨 일이 있나요?”
“간부 분들이 급히 회의가 있으셔서요.”

이바는 치즈루의 조마조마한 행동과 말에 상황을 짐작하고 거리낌 없이 복도로 올라왔다.

“차를 준비하러 가는 거죠? 도와드릴게요.”
“이바 씨께 그런 일을 맡길 수는 없어요.”
“괜찮습니다. 간부들 전원이면 양도 많을 테고요. 모처럼 왔으니 돕게 해주세요.”

이바는 치즈루의 만류를 들은 체 만 체 하며 앞서 걸었다. 평소라면 일을 도왔을 다른 급사인 소마 카즈에나 노무라 리사부로도 오늘은 어쩐 일인지 회의에 참석한 모양이었다. 치즈루가 다기를 준비하는 동안 이바는 물을 올리고 찻잎을 꺼내두었다. 그 쯤 되자, 치즈루도 만류를 그만두고 순순히 감사를 표했다.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별 말씀을. 뭔가 중요한 회의인가요? 물론 제가 알아도 되는 일이 아니라면 말하지 않아도 괜찮아요.”
“저도 자세한 상황은 잘 모르겠지만, 한동안 감찰을 나가 있던 야마자키 씨가 뭔가 소식을 가져오신 것 같았어요. 내일 콘도 씨가 가시는 신년순회에 관련해서 이야기가 오갔는데.”
“그래서 콘도 씨의 급사인 소마 군과 노무라 군도 회의에 참석했나보군요.”
“네. 히지카타 씨께서 남으라고 하셨어요.”

치즈루는 능숙한 손길로 차를 준비했다. 몇 년 동안이나 신선조에서 지내며 대사 한 사람 한 사람의 취향을 꿰고 알맞게 물의 온도나 찻잎의 양을 조절했다. 이바는 그 모습을 따듯하게 지켜보았다. 깔끔한 손동작이며 움직일 때 마다 사락거리는 옷자락 소리, 살짝 내리깐 눈동자 모두 사랑스러웠다.

“이바 씨? 제 얼굴에 뭔가……”

시선을 눈치 챘는지 치즈루가 고개를 갸웃했다. 이바는 본심이 드러나지 않게 친절한 웃음으로 감추고 잔이 많이 담긴 쟁반을 들었다. 나머지를 치즈루가 들어 강당으로 향했다.

“이바 씨도 그 때 이후로 계속 신년순회 중이신가요?”
“어제부로 끝났어요. 연말연시 열심히 인사하러 다닌 덕에 얼마간 휴가를 얻었습니다. 오늘은 신선조 분들과 인사 겸 차라도 느긋하게 마시려고 했는데, 아무래도 시기가 안 맞은 것 같네요.”
“큰 일이 아니면 좋겠어요.”

짧게 담소를 나누고 강당 문 앞에 도착했다. 이바는 쟁반만 내려주고 시간을 죽이고 있겠노라며 복도 저편으로 멀찍이 떨어졌다. 치즈루는 그런 이바를 돌아보고 어떻게 해야 하나 잠깐 고민했다. 이바는 신선조의 내밀한 상황을 아는 사람이었다. 그가 곁에 있다고 해서 신선조 사람들이 곤란할 거라곤 생각하지 않았다.

“저-”

치즈루가 이바를 불러 세우려고 했을 때, 먼저 그를 부른 사람이 있었다.

“이런, 이바 군이로군요. 오랜만입니다. 신년순회인가요?”

이바가 향한 쪽에서 상냥한 목소리가 인사를 건넸다. 처마 그림자 아래에서 모습을 드러낸 사람은 신선조 총장 산난 케이스케였다. 비록 지금은 죽은 사람이 되어 나찰대를 이끌고 있었지만, 사정을 아는 사람은 여전히 그를 총장으로 불렀다. 이바가 반가움을 담아 안부를 물었다.

“휴가 중이라 신선조 분들과 안부를 나누려고 왔습니다. 산난 씨도 잘 지내셨는지요?”
“예에. 잘 지내는 듯도, 아닌 듯도 하며 어떻게든. 오늘은 어쩐지 둔소가 소란스러워서 일찍 잠에서 깨버렸군요. 다들 강당에 있습니까?”
“긴급한 회의인 듯해서 끝날 때 까지 시간 죽이기라도 하던 참이었습니다.”
“언제 끝날지도 알 수 없는데 손님을 마냥 기다리게 하는 것도 도리에 어긋나지요. 같이 들어갑시다. 히지카타 군과 대사들도 이바 군에 대해서는 별 말을 안 할 테니.”

산난은 안경 너머로 가느다랗게 눈웃음 짓더니 치즈루 쪽으로 왔다. 이바도 곤혹스러워 할지언정 거절의 뜻은 비추지 않고 순순히 산난의 뒤를 따랐다. 치즈루는 내심 잘됐다고 안도하며 강당의 문을 열었다.

“대사들을 데리고 갔다간 공연한 의심만 사게 될 걸세.”

문을 열자마자 신선조 국장 콘도 이사미의 목소리가 들렸다. 치즈루가 차를 가지고 먼저 들어가자, 다른 대사들은 문 쪽은 신경 쓰지 않고 콘도의 말에 집중했다. 유일하게 콘도의 옆에서 미간을 찡그리고 있던 부장 히지카타 토시조만이 뒤이어 들어온 산난과 이바를 눈치 채고 고갯짓으로 가볍게 인사했을 뿐이었다.

“이쪽도 대비를 하지 않으면 콘도 씨가 암살당할 위기에 처할지도 모른다구요?”

언제나처럼 즐거운 듯 했지만, 실상은 화를 숨긴 오키타 소지가 맘에 안 든다는 행색으로 말했다.

“그들이 날 노린다는 확고한 증거가 있는 것도 아니잖나, 소지. 쿠리야마 씨가 그간 신선조를 얼마나 많이 도와주었는데. 그저 그가 만난 지인이 삿초 쪽 사람이란 이유로 공연한 의심을 하는 건……”
“저도 소지의 의견에 동의합니다. 때가 때이니 만큼, 만의 하나에 대비한다 하여 나쁠 것은 없겠지요.”

사이토 하지메가 오키타의 말을 거들었다. 그러자 다른 간부들도 동의한다며 한마디씩 말을 보탰다. 콘도는 곤란해 하며 근심에 잠겼다.
차를 모두 배분하고 치즈루가 이바 옆에 자리했다. 산난은 정황을 파악하고 두 사람을 위해 설명해주었다.

“작년부터 신선조에 자금과 무기 등을 지원하는 쿠리야마 오오타로라는 상인이 있습니다. 국장과 개인적인 친분이 있는 사람이라더군요. 아무래도 그 자가 삿초 쪽 인물과 접선을 한 정황을 야마자키 군이 발견했나 보군요. 내일 신년순회 때 국장은 그와 만날 예정이고, 호위에 만전을 가할지 아닐지를 논하고 있나봅니다.”

이바는 산난의 말에서 한 지점을 놓치지 않고 되짚었다.

“쿠리야마 오오타로……?”
“이바 군은 아는 이름입니까?”
“이름은 들은 적 있습니다. 요 몇 해 사이 막부 중신들과 친해지려고 무던히 노력하는 사람이라고요. 쇼군께 상납되는 서양의 술이며 진귀한 물건들 중 일부는 그 사람을 통해 공수된다고 합니다.”

과연. 산난이 표정을 지우고 생각에 잠겼다. 콘도가 도무지 철저히 대비해야한다는 대사들의 의견에 찬성하지 못하는 상황이자, 히지카타가 끙 하고 앓는 소리를 내더니 입을 열었다.

“이러쿵저러쿵 시끄럽긴. 내일 신년순회가 쿠리야마 씨와 콘도 씨 두 사람만의 개인적인 만남이 아니라 여러 손님들이 오는 회합이란 사실은 이미 이야기 했다. 그런 자리에 콘도 씨가 살기등등한 대사들을 데리고 가서 뭘 어쩌겠단 거야.”
“헤에, 히지카타 씨는 콘도 씨가 어떻게 되어도 상관없단 걸까나?”
“소지. 사람 말을 호도하지 마라. 콘도 씨의 말에도 일리가 있단 거다. 쿠리야마 씨가 신선조를 지원하는 건 순전히 콘도 씨와의 사적인 친분 때문이지. 먼저 의심하고 적대적으로 굴면, 만일에는 적으로 돌리지 말아야 할 사람도 적이 될 수 있는 문제다. 귀찮은 적을 더 늘릴 필요는 없어. 단, 반대의 만일도 고려해야 하는 건 맞다.”

그렇게 말하고 히지카타는 한쪽 구석에 나란히 앉아있던 소마와 노무라를 돌아보았다.

“어이, 소마. 노무라.”
“예, 옙!”
“너희 둘은 쿠리야마 씨가 얼굴을 모르는 대사다. 콘도 씨의 급사이기도 하고, 딱 봐도 비리비리해 보이니까 의심 없이 콘도 씨의 곁을 지킬 수 있을 거다.”

칭찬인지 비난인지. 소마와 노무라가 하하, 하고 맥 빠지게 웃었다.

“그래. 그런 점이 의심을 사지 않는단 거다.”
“감사합니다……”
“저 둘만으로 되겠어? 역시 간부들 하나 정도는 붙는 게 낫지 않아?”

하라다 사노스케가 영 미심쩍은 눈초리로 양쪽을 번갈아 보며 말했다. 히지카타가 단호하게 안 된다고 거절했다.

“쿠리야마 씨는 감이 좋은 사람이지. 그리고 아까도 말했다시피 쿠리야마 씨가 신선조를 돕는 이유는 순전히 콘도 씨 한 사람 때문이다. 그 사람은 신선조라는 집단 자체는 썩 좋아하는 눈치가 아니었어. 여기에 돈을 쓰느니 막부의 중신 한 사람이라도 더 친해지는 편이 이득일 테니까.”
“어려운 문제로구만.”

하라다가 넌더리를 내며 물러났다. 콘도는 히지카타의 말에 자신감을 얻었는지 가슴을 손으로 탁탁 치며 사람 좋게 웃었다.

“상인이란 본디 이익에 따라 움직이는 법이니, 삿초 녀석들과 접선이 있다고 해도 이상하진 않아. 하지만 그는 막부를 깊이 존경하고 모시는 사람일세. 토시야 그가 우리 신선조를 좋아하지 않는다 말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가 지금껏 베풀었던 은혜를 배신할 문제는 되지 않는다고 보네.”
“콘도 씨는 정말 의심할 줄 모른다니까. 삿초 녀석들과 접선했다는 거 자체가 우리에게 의심받아도 될 문제란 걸 왜 모를까나. 순찰 때처럼 둔소로 끌고 와서 고문해도 시원찮을 거라구요?”
“소지.”

히지카타가 엄한 목소리로 오키타의 이름을 불렀다. 그러나 오키타는 눈 깜짝 하지 않고 살기를 담아 소마와 노무라를 흘겨보았다.

“히지카타 씨가 뭐라 그래도 난 저 비실이들 두 명만으론 안 된다고 생각하는데요. 자기 몸 하나 건사 못하는 애들이 뭘 할 수 있을까?”
“저희가 비록 실력은 모자라지만, 만에 하나 국장께 변이 닥치면 이 목숨을 바쳐서라도 지키겠습니다!”

소마가 결의를 담아 외쳤다. 노무라도 입술을 꽉 깨물고 고개를 주억거렸지만 오키타 눈에는 성에 안 차는 허세일 뿐이었다.

“그 목숨 몇 개나 바쳐야 콘도 씨 한 사람을 구할 수 있으려나.”

이대로는 끝이 안 난다. 히지카타는 골치가 아픈지 이마를 손으로 꾹꾹 누르며 방법을 강구했다. 그 때, 사태를 관망하던 산난이 낭창한 목소리를 내며 끼어들었다.

“하나 제안을 하지요.”

모두의 시선이 산난을 향했다.

“이 일, 제게 맡겨보지 않겠습니까?”

산난은 꿍꿍이속이 있는 얼굴로 조용히 웃음 지었다.


“소마 군과 노무라 군 외에도 쿠리야마 씨가 얼굴을 모르는 대사는 여기에도 있지 않습니까?”
“총장, 설마.”

사이토가 의중을 알아챘다. 산난이 예에, 하며 이어 말했다.

“이래 뵈도 좋은 사람 흉내는 잘 내니까요. 국장이 절 친한 지인 아무개로 데려가면 될 것 같습니다. 그래요, 막신과 연줄이 있는 먼 친척이라던가. 쿠리야마 씨가 속내가 있다면 그걸 파악하는 역할은 제게 맡겨주셔도 되겠지요.”
“흐응- 산난 씨라면 난 불만 없네요.”

오키타가 먼저 동의했다. 다른 대사들도 산난의 제의가 그럴싸하다 생각했는지 잠잠했다. 콘도도 반가운 눈치였다. 히지카타만이 복잡한 눈으로 산난을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히지카타 군. 할 말이라도?”

히지카타는 곧 깊게 한숨 쉬더니 마지못해 수긍했다.

“뭐. 어차피 회합은 저녁 시간대니까 산난 씨가 동행하면 안심이겠지. 그렇게 해 줘.”
“단, 여기에는 조건이 있습니다.”

산난은 그렇게 말하고 이바와 유키무라를 돌아보았다.

“국장의 급사로는 유키무라 군을, 제 급사로 이바 군을 붙여주시지요.”
“예?”
“네엣?”

느닷없이 지목 당하자 이바와 치즈루가 동시에 목소리를 냈다. 산난은 장 내의 당혹 짙은 술렁거림이 기분이 좋은지, 조금은 개구쟁이처럼 입술 끝을 올리고 말했다.

“큰 의미는 없습니다. 단지 소마 군과 노무라 군은 검술 실력만큼 급사로써 자질도 아직은 미숙하니, 회합 같은 큰 자리에서 소임은 맡기기 불안하다 생각했을 뿐입니다. 그리고 실력이 확실한 이바 군이니 저와 이바 군 둘로도 웬만한 위험은 타개할 수 있겠지요. 또, 그 자리에서 쿠리야마 씨가 정말로 삿초와 내통하고 있단 정황이 발각된다면, 누구보다도 근위대인 이바 군이 관여해 두는 편이 좋을 겁니다.”
“무슨 소릴 하는 거야, 산난 씨. 유키무라는 그렇다 치고 하치로가 이런 일을 할 이유가-”

히지카타의 말에 이바가 불쑥 끼어들었다.

“하겠습니다!”
“이, 이바 씨?”

열정적으로 나서는 모습에 치즈루가 깜짝 놀랐다. 이바는 너무 흥분했음을 깨닫고 자세를 고쳐 잡았다. 아주 진지한 목소리로 빠르게 말했다.

“산난 씨의 말은 충분히 일리가 있습니다. 저도 쿠리야마 오오타로의 행적에 대해서는 의문을 가지고 있었던 바입니다. 그가 간자라면 연루된 막신들 또한 조사가 필요할 터. 산난 씨를 보필하고 콘도 씨를 지키는데 기꺼이 협력하겠습니다. 아니, 하게 해주세요, 토시 씨. 급사의 일이라면 치즈루에게 배우도록 하겠습니다.”

치즈루는 이 때 고양이처럼 웃는 오키타의 시선을 가장 먼저 눈치 챘다. 그리고 이바 군이라면 더할 나위 없지, 하며 아주 크게 기뻐하는 콘도를, 이어 최근 들어 가장 즐거워 보이는 산난을 보았다. 어리둥절해도 하치로라면 괜찮나, 하며 적당히 납득한 대사 간부들, 차를 마시며 희미하게 고개를 젓는 사이토, 마지막으로 표정에서부터 쟬 어떡해야하냐, 하고 뭐라 말도 꺼내지 못한 채 한숨만 푹푹 쉬는 히지카타.

‘……이바 씨, 정말 괜찮을까?’

눈을 반짝이는 이바의 옆모습을 물끄러미 쳐다보자, 공연한 불안이 치즈루의 마음속에 피어올랐다.

덧글

댓글 입력 영역
* 비로그인 덧글의 IP 전체보기를 설정한 이글루입니다.


통계 위젯 (화이트)

214
67
409997